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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행

땅끝 해남 눈덮인 3월의 아름다운 두륜산 봄이 오는 소리를 듣다

2010.3.11 해남의 눈덮인 두륜산을 가다.

3월 11일 땅끝 해남의 두륜산을 다녀왔습니다.
(제59회 청주교차로 여성산악기행) 행사주관하며 후기를 씁니다.
이틀 전 내린 눈으로 청주도 온통 3월의 눈밭이었는데, 내려가는 내내 도로 밖 산과 들에는 눈이 가득합니다.



눈 덮인 벌곡 휴게소 주변산

오늘의 코스



간단히 코스를 짚어보자면 이렇습니다.
대흥사 - 표충사 방면 - 상원암- 구름다리 - 두륜봉 - 만일재 - 일지암 - 대흥사 약 3시간 반에서 4시간 코스입니다.


해남의 땅끝에도 눈이 내렸는지 아직 눈의 자취가 많습니다.
봄이 오는 3월 초순도 지나가는데, 겨울 끝머리를 느끼는 것 같아 이색적입니다.



대흥사 입구로 들어가는 다리위에서 찍은 전경입니다.
계곡물이 흐르고 파릇한 나무들 사이와 담장 위에 소복히 눈이 쌓여있습니다.





두륜산 대흥사 라고 쓰여있는 일종의 대문이라고 해야 하나요.







사찰 안의 동백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대흥사 마당에서 본 두륜산 전경



1박2일 대흥사 산사체험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멀긴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닿을 때 한 번 쯤 해 보고 싶네요.





지붕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날카로운 선을 만듭니다.
할아버지 턱 끝의 수염 같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쏘아질 듯한 화살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산행길에 접어들자 눈 덮인 산길이 나옵니다.
주변에 파릇한 나무들 조릿대도 보이고, 동백나무도 보입니다.
파란잎과 흰 눈이 함께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합니다.



작은 폭포를 이루는 계곡물.
3월 중순에 접어드는 날이지만 마치 2월의 늦겨울 정취를 보는 것 같습니다.



눈 덮인 나무 위로 오롯이 돋아나는 덩굴 식물의 나뭇잎에서 생명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여기도 바위 틈으로 숨은 자그만 폭포가 힘차게 내려갑니다.



바위 끝에도 길다란 고드름이 아래로 아래로 자라 있습니다.



진불암 갈림길의 등산 안내도



두륜봉에 거의 다다르자 산너머 바다가 맑게 펼쳐집니다.



두륜산 구름다리
일반적으로 구름다리 하면 철제 구조물로 된 다리를 생각하시는데 여긴 그게 아닌 천연 바위로 된 구름다리네요.
사진 상에는 대각선으로 된 바위로만 보이실텐데 그림자 밑으로가 뻥 뚫린 공간입니다.



밑에서 올려다본 구름다리 바위
사실 알고보니 구름다리는 보호를 위해 가급적 안 지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데,
늦게서야 알았네요. 구름다리 가기 전에 우회하는 길이 있네요.



구름다리를 지나 두륜봉 가기전에 두륜봉 모습
저 뒤의 뾰족 나온 곳은 가련봉이구요. 사람들이 있는 곳이 두륜봉입니다.
점심식사들을 하고 계신가 봅니다.





두륜봉 표지석. 뒤로 가련봉이 뾰족 솟아 있습니다.



두륜봉에서 본 해남의 남해 바다





두륜봉에서 본 다양한 방면의 전경
살짜쿵 눈이 덮여 있어서 더 멋진 것 같네요.

두륜봉에서 아직은 차갑지만 속까지 시원해 지는 바람을 맞으며 점심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가련봉쪽으로 이동합니다.



구름다리 밑의 철제계단. 함께 오신 참가자분들이 미끄러질라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만일재에 당도합니다. 
좌측으로 가련봉, 우측에는 방금 넘어온 두륜봉이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 대흥사 대웅전으로 갑니다.



만일재에서 본 가련봉 모습



하산길에도 역시 눈이 가득합니다.



언뜻 보기에 아름다운 산행길로 보입니다.



하지만 눈이 녹아 아주 질척거리는 고난의 길입니다.
우리 삶도 간혹 이렇게 보일 때가 많죠.
겉에서 보기에는 아름다운 성공의 결과와 길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진창길을 오롯이
헤쳐나가고 있는 모습들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마치 물위의 우아한 백조가 물 아래서 힘차게 갈퀴질을 하는 것처럼요.
산행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듭니다.



길가에 쌓아놓은 소원석..



화무십일홍이라고 먼저 피고 진 동백의 자취가 아련해 보입니다.



또 다시 몽오리 져 올라오는 동백이 귀여운 모습으로 하늘을 향합니다.



만개한 성숙미를 보여주는 동백
어느덧. 산행이 끝나갑니다.

대흥사를 다시 거쳐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KBS 1박2일에 나왔던 유선관이 보입니다.





유선관 전경





유선관 내부 모습

유선관은 신선이 머물렀다는 뜻을 가진 여관으로 400년의 역사를 품에 안고 있는 전통여관입니다.
다음에 해남 여행을 하게 된다면 한 번 머물러 보고 싶은 옛 정취가 남아있습니다.



유선관을 지나 주차장으로 오는 길에 계절을 앞서가는 개나리가 보입니다.
올해 본 첫 개나리가 아닌가 싶네요.

이번 두륜산 산행은 참 여러모로 재미있었습니다.
눈 덮인 3월 그것도 따뜻한 땅끝에서 맛보는 산행은 다시 경험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눈 속에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면 과장일까요?
아름다운 산행 두륜산 편 마칩니다...